당진 대표 고택 '송규섭 가옥'에서 느낀 따뜻한 인심
어릴 적 가던 할머니 댁의
추억이 되살아나는 곳

 

마치 어릴 적 할머니 댁을 찾아가는 듯한 느낌이 드는 곳이었습니다. 당진 송악읍에 있는 '오곡리'라는 마을인데요.
이곳은 당진시를 대표하는 멋진 '고택'이 숨겨져 있는 조용하고 소박한 마을입니다. 한번같이 떠나보실까요!?

 

가을이 깊어가고 해가 저물어가기 시작하면, 들판이 황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합니다.
시원한 가을바람맞으며 오랜만에 시골길을 걸으니 자연스럽게 '힐링'이 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송악읍 오곡리는 전체적으로 평탄한 지형에 예전부터 농사를 짓기 좋은 지형이었던 것 같습니다.
끝없이 펼쳐져 있는 황금빛 논을 보면서 도심 속에서의 스트레스도 조금은 날려보냈습니다.

 
 

오늘의 목적지인 '송규섭 가옥'에 도착했습니다. 현재 송규섭가옥은 '충청남도 민속문화재 제27호'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다만, 각종 포털사이트의 '지도'에서는 '송규섭가옥'이라는 명칭으로는 조회가 안됩니다.
'충청남도 당진시 송악읍 바리미길 18-11'로 검색하면 정확한 위치를 찾으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사람이 거주하고 있는 '고택'이라니, 조금은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당진시 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이렇게 문화재로 지정된 곳에 일부 거주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긴 하지만, 고택 자체가 거주의 장소로 쓰이진 않고, '별채'를 지어 생활하시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송규섭 가옥'은 1850년경에 지어진 고택으로, 15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고택의 외관을 열심히 촬영하고 있는데, 집을 지키고 있는 강아지가 힘차게 짖기 시작하네요.
안에 살고 계시는 할아버지께서 강아지가 짖는 소리를 듣고는 밖으로 나오셨습니다. 정중하게 촬영 요청을 드렸고, 흔쾌히 촬영해도 된다고 하셔서 감사했습니다. 건물 외벽은 최소한의 보수공사를 통해 튼튼히 유지되고 있고, 일부 창살이나 창문은 만들어졌을 당시 그대로를 보존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송규섭 가옥'은 충청도 서북부 지역의 부농 가옥으로, '안기원' 이라는 인물이 지었다고 합니다.
임진왜란 때 활약한 문정고 '안민학'의 후손이라고 하시네요.
구조는 'ㄱ'자형 안채와 'ㄴ'자형의 사랑채가 맞물려 'ㅁ'자형으로 배치된 구조입니다. 기둥에 멋진 글씨체로 쓰인 현판이 운치 있죠!?

 
 

안주인께서 사용하시는 부엌으로 들어가는 문입니다. 아주 옛날 문고리를 지금도 그대로 사용하고 계시네요.
내부는 조금 현대식으로 리모델링을 하신 상태입니다. 서까래와 지붕은 조금씩 보수를 하신 모양입니다.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어 관리와 유지 보수가 잘 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시간에 들렸는데, 고택을 감싸는 따뜻한 햇살이 멋스럽습니다.
여름에는 저 대청마루가 엄청 시원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최대한 옛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모습에 감명받았습니다.
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는 저에게 할아버지가 시원한 음료수를 하나 주시네요. 제가 오히려 취재 차 방문하여 빈손으로 들린 것이 죄송했는데,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가옥 내부를 자세히 살펴보니, 곳곳에 소화기와 화재경보기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처음 보다 보면 고택의 미관을 해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만큼 보존가치가 큰 문화재이기 때문에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지자체에서 많이 신경을 써주신 모습에 안심이 되더라고요.

 

시골 고양이가 이곳의 오래된 터줏대감인 듯, 할아버지에게 재롱도 부리고 먹을 것을 얻어 가고 있었습니다.
마침 안주인 할머니가 집에 돌아오셔서 저녁을 차리시며, 먼 길을 왔는데 저녁식사를 하고 가라고 하시더라고요.
타지에서 온 낯선 사람한테도 그렇게 정을 베풀어주시니, 너무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아쉽게 시간이 안되어 자리를 떠나야 했답니다.

 
 

당진 '송규섭 가옥'에 대한 답사와 취재를 위해 오곡리에 들렸는데, 취재를 하고 나오는 길이 왠지 할머니 댁을 나서 집으로 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뜻밖의 인심 덕분에 '고택'에서 머문 그 잠시의 시간이 지금도 생생히 느껴집니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셨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참고로, 송규섭가옥은 현재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어 일부 보수작업이 또 진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충청남도에서 이미 고택 내부와 외부 쪽 측량을 마친 상태로 보입니다. 2017년에도 일부 보수작업이 있었습니다.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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