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천년 사찰, 영탑사
"누구나 반드시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전설이 전해지다"


충남 당진의 오랜 역사가 서린 면천면에는 신라 말 도선국사가 창건하였다는 영탑사가 있습니다.
규모는 작으나 시대를 대표했던 도선국사 무학대사와  인연이 깊은 사찰입니다. 면천읍성을 둘러본 후 찾아가게 되었는데 읍내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음에도 한적한 풍경에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복잡한 일상을 벗어나 잠시 마음의 안식을 찾는 명상을 즐기기에 좋겠습니다.
시대를 대표하는 크고 작은 유물이 있고 누구나 반드시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전설도 전해져  사찰 기행의 즐거움이 더해집니다.

 

그러한 사찰은 송림이 우거진 상왕산 초입으로 내포문화숲길을 알립니다.  내포문화숲길이란 가야산 주변의 불교 성지, 천주교 성지, 동학, 역사인물 및 백제 부흥운동이 흔적들이 남아있는 지점들을 연결한 충남 최초 최대의 장거리 도 보트 레일 코스로 약 320km 길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중 이곳은 안국사지까지 이어지는 18코스 원효깨달음에 길의 시작점이었습니다.
 

내포문화숲길을 알리는 숲길 왼편으로 영탑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부처님의 세상인 사찰의 시작을 알리는 일주문 대신 커다란 느티나무 너머로 대웅전이 먼저 보입니다. 일반적인 사찰의 구성과는 사뭇 다른 풍경으로 크고 작은 전각들이  송림이 우거진 숲 사이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빈 공간이 많은 탓에 처음엔 그 규모도 작고 역사도 짧게 느껴졌으나 알고 보니 오랜 역사가 곳곳에 배여있는 천년사찰이었습니다.

 

영탑사의 첫인상은 7루의 느티나무입니다.  일주문을 대신하던 3그루를 시작으로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유리광전과 산신각 아래까지 100~ 400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나무들로 사찰의 위엄을 높여주는 동시에 아름다운 풍경까지 선물합니다. 사찰의 경건함과 상왕산의 자연미와 어우러서는 당진시에 지정한 아름다운 나무의 위상이 제대로 느껴집니다.
 

영탑사는  통일신라 말 도선국사가 창건하였다 전해지는데 그 천년의 역사는  사찰 곳곳의 유물들에서 찾게 됩니다. 신라 말의 승려로 풍수설의 대사인 도선국사가 터를 닦은 사찰은 조선 개국 1등 공신으로 왕사를 지낸 조선의 승려 무학대사가 중건을 시작으로 1990년대까지 중수와 복원이 이어져 지금에 이르는 모습으로 고려 중기 보조국사가 세웠다는 5층 석탑이 있고 고려 시대 만들어졌다 
전해지는 역사 여래 상의 마애불과 보물로 지정된 금동 비로자나불 삼존좌상, 조선 영조 때 것으로 추정되는 범종도 있습니다.

 

조용한 분위기에 이끌려 대웅전 법당까지 들어섭니다.  문 하나로 닫힌 공간은 조금 전까지 들려오던 새의 지저귐도 멈춘 채 사방이 고요해지니 명상에 빠져들게 됩니다. 마치 나만의 공간인 듯  멈추어버린 시간 속에서 무념무상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든 정면으로는 탱화 아래로 삼존불이 모셔져있고 오른 편으로는 충남문화재자료 제219호로 지정된 범종도 보입니다. 
 

대웅전에 이어 영탑사의 전각은 인법당과 적묵당의 요사채가 있고 산 중턱으로 유리광전과 산신각이 있습니다. 그러한 사찰 한가운데 서 있으면 앞으로는 느티나무가 뒤편으로는 오랜 수령을 짐작하게 되는 소나무가 우거진 송림이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습니다. 
조용함과 고즈넉함이 완성되는  배경으로  자연 속에 포옥 안긴 산사의 모습입니다.

 

천년 역사를 들려주는 영탑사의 크고 작은 유물 중 가장 비밀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는 건 금동비로자나불 삼존좌상입니다.
보물을 알리는 이정표를 따라 들어가노라니 8각형 연꽃무늬의 대좌 위로  삼존좌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51cm 휴대가 가능한 형태와 크기로  목조각 불상을 배경으로 비로자나 부처님과 문수 보현의 좌우 협시보살이 함께 주조되어 있습니다.  보물 제409호 지정된 영탑사의 대표 유물이었습니다.

 

그 밖에도 영탑사에는 금동비로자나불 삼존좌상 못지않은  유물이 있었으나 약사여래상과 영탑사 7층 석탑입니다.
석축을 쌓은 언덕 위 암반 위에 자리 잡은 약사전의 유리광전과 산신각 사이 자연 그대로의 지형을 활용한 유물들로 신비감이 더해집니다.

 

2개의 유물은 산 중턱이라고는 믿기지 않던 평지에 이어지는 가파른 산기슭의 암반지대에서 만나게 됩니다.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하던 곳으로 하늘이 맑은 날이라면 수려한 산세를 즐길 수도 있어 보입니다.
 

이것이 바로 약사전인 유리광전에 모셔진 약사여래상입니다. 약사여래는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고 재앙을 없애 현세의 행복함과 즐거움을 이루게 하는 부처로 영탑사가 아픈 이들의 병을 고쳐주고 누구나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들어준다는 명성을 얻게 된  불상이었습니다.

​상왕산 연화봉의 자연 안벽에 새겨져 유리광전에 안치된 모습으로  다소 서투르게 표현돼 모습은 등 준하면서도 친근함이 묻어납니다. 
고려 말 무학대사가 기이한 바위가 빛을 내고 있어 약사여래상을 새겨 나라와 백성의 안녕을 빌었던 전설이 전해지고 있었습니다.

 

유리광전 뒤편으로는 자연암반을 기반으로 세워진 칠층 석탑도 있습니다.  영탑사라는 이름이 유래된 탑으로 고려 중기 보조국사가 5층 석탑을 세우며 영탑이라 명명하였으며 1911년 중수 때 2층을 더 올려 7층이 된 뒤 지금에 이르고 있었습니다. 당진의 영탑사는 천년의 시간을 전해주는 유물과 함께 상왕산의 깊은 산세 속에서 고즈넉함을 즐기게 됩니다. 숨죽인 자연미를 느끼게 되는 늦은 겨울의 풍경도 좋았지만 시나브로 찾아오는 봄기운에 물든 풍경이 더욱 기대가 됩니다.
 

주소 : 당진 영탑사  충남 당진시 면천면 성하로 1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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