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깨우며 실치를 찾아 떠나는 여행! / 장고항실치축제 안내
장고항의 3월과 4월은 어부들의 몸도 마음도 매우 분주한 시기입니다. 그 이유는 본격적으로 실치가 잡히는 계절이기 때문이지요. 특히 4월 말에 있는 장고항 실치축제를 준비하는 요즘은 몸이 두 개여도 모자라다고 합니다.
어촌 관계자분의 말에 의하면 작년에는 실치가 비교적 적게 잡혔다고 하는데요, 올해엔 해수 온도와 좋은 날씨의 영향으로 실치가 많이 잡힌다고 합니다. 덕분에 수시로 바다에 나가야 하지만, 힘든 줄도 모르겠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새벽을 깨우며 실치를 찾아 떠나는, 실치잡이 현장으로 한 번 떠나보실까요?

 

오전 6시, 배들이 정박해 있는 장고항의 바다 위로 태양이 떠오릅니다. 만물이 깨어나 활동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장고항의 어부들은 그물 한 가득 잡혀 있을 실치를 생각하며 출항 준비를 합니다.
 

4월 중순이지만, 아침 바다의 바람은 여전히 차갑습니다. 하지만 차가운 바닷바람도 실치잡이에 대한 기대감과 설레는 마음을 억누를 순 없습니다.
지그시 바다를 바라보는 강정의 선장님의 눈빛 속에는 실치와 만선의 꿈, 장고항 바다와 장고항을 찾을 관광객 등 많은 것들이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미리 그물을 쳐 놓은 곳에 도착해, 선장님과 동료 분은 그물을 끌어올리기 시작합니다. 온몸으로 전해지는 그물의 묵직한 무게감에 조금 긴장이 되기도 합니다.
'실치는 정말 작다던데, 저 그물에 얼마나 잡혔을까?'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들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물을 끌어올린 후 미리 준비해놓은 박스에 실치를 풀어놓습니다.
박스 안에 보이는 희끄무레한 것들이 실치일까요? 실치는 어떤 모습일까요?

 

실치는 바로 이렇게 생겼습니다. 횟집에서 보았던 실치는 가늘고 작은 흰색의 물고기인데 반해 아직 살아 있는 실치의 모습은 그보다 더 투명하고 움직임이 많습니다.
커다란 물고기가 잡혔을 때처럼 펄떡이는 모습은 없지만, 작은 녀석들이 톡톡, 튀어오르고 꿈틀거리는 모습에서 살아 있는 실치의 싱싱함과 생명이 느껴졌습니다.

 

실치는 성격이 급하고 예민한 물고기로 유명한데요, 그물에 걸려 배로 잡혀 올라오면 1시간 안에 죽어버리는 탓에 살아 있는 실치를 맛보기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또한 그 덕분에 장고항에서 먹는 실치회가 아니면 싱싱한 실치회를 맛보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이맘때의 장고항이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는 이유도 그 덕분이겠지요?
 

싱싱한 실치를 더 구경할 사이도 없이, 실치잡이는 계속됩니다. 쳐 놓은 그물을 끌어올리고, 그물 안에 담긴 실치를 다시 박스에 옮겨담는 과정은 단순하면서도 고된 작업입니다.
이날 실치잡이는 오전 6시~8시까지 이어졌는데요, 한 번의 출항에 몇 박스를 분량의 실치를 잡았을까요? 정답은 7박스입니다.
잡힌 실치들은 장고항의 수산물센터와 당진시내 횟집들로 판매될 예정입니다.

 

실차잡이가 끝난 후 선장님과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3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는 실치잡이를 할 수 있고, 지금은 수온이 올라가서 예년에 비해 풍작을 이루고 있습니다.


실치는 요즘에(4월 중순) 제일 많이 잡히고 특히 이맘때가 가장 맛이 좋아 회로 먹기에 제격인데요, 실치에는 칼슘이 풍부하고 씹는 맛이 좋아 봄철 별미로 인기를 끌고 있지요.
 

오전 조업을 마친 배들이 장고항 선착장으로 하나둘씩 들어옵니다. 정박해 있는 배들 뒤로 장고항의 명물 노적봉이 보입니다.
 

부두에는 오늘 잡힌 싱싱한 실치를 기다리고 계신 어민들이 계십니다. 어민들은 차로 실치들을 옮겨 싣습니다. 실치들은 수산물센터로, 당진시 각지로 흩어져 싱싱한 실치회를 맛보기 원하는 사람들의 식탁에 오를 것입니다.
 

한편 항구 한편에 마련된 작업장에서는 실치를 말리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우리가 흔히 뱅어포라고 부르는 것인데요, 사실 실치는 사람들이 작은 멸치나 뱅어의 새끼로 알고 있지만 흰베도라치라는 물고기의 치어입니다. 실치가 다 자라면 20cm 정도까지 되지요. 또한 흰베도라치는 우리나라 서해와 남해, 중국에 분포하며 깊은 바닷속 밑바닥의 돌틈에 숨어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흔히 뱅어포라고 부르는 포는 실치포가 더 정확한 표현이지요. 하지만 뱅어포나 실치포나 맛은 모두 똑같답니다!

 

포에 고추장 양념을 바르고 프라이팬에 구워 먹는, 달콤하고도 바삭한 그맛, 다들 아시지요?
^^*
장고항
충청남도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리

 

따뜻한 4월의 봄, 미각을 돋우는 별미로 유명한 실치는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 마을에서 처음 먹기 시작해 지금은 당진의 9미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실치는 약 두 달간 먹을 수 있는 계절 음식으로, 3월 말의 실치는 육질이 연해 회로 먹기는 어렵고 4월 초순부터 잡히는 실치가 회로 먹기에 적당합니다. 특히 갓 잡은 실치에 오이, 당근, 미나리, 깻잎, 배 등의 채소와 과일, 갖은 양념을 한 초고추장을 넣고 금방 무쳐낸 회무침과 시금치와 아욱을 넣고 끓인 된장국이 해장국으로 인기가 높지요.

한편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 일원에서는 4월 28일과 29일, 이틀 동안 실치의 다양한 요리를 맛 볼 수 있는 장고항 실치축제가 펼쳐집니다. 이 계절의 별미, 실치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장고항으로 찾아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새벽 배를 타고, 살아 있는 실치를 만나가 위해 다녀온 짧은 여행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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