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7일은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추였지요. 신기하게도 입추를 즈음하여 무덥기만 하던 더위가 한풀 꺾인 것 같습니다. 늦은 저녁에는 비까지 내려 제법 선선했는데요, 가을향기가 묻어나는 합덕제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보았습니다.
합덕제에 도착하니 개구리 울음소리와 연꽃의 향기가 반갑게 맞아줍니다. 여름 동안 합덕제(연호방죽)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연꽃들의 모습을 이전만큼 볼 수 없어 아쉽기만 합니다.
속이 비어 있던 꽃받침 속에는 연꽃의 씨앗이 들어 차 있습니다. 연꽃의 씨앗은 먹을 수 있으며, 껍질이 매우 딱딱한 게 특징이지요. 씨앗의 수명은 매우 길어서 2천년이나 묵은 씨앗이 발아한 예가 있을 정도예요.
지난 달 22일과 23일에는 제1회 연호문화축제가 열렸지요. 연호문화축제의 흔적들도 볼 수 있습니다.
산책 시 포토존으로 사용할 수 있겠군요~
합덕제 입구에는 합덕수리민속박물관이 있고, 박물관 야외에는 수리민속체험장이 마련되어 있어요. 체험장의 운치있는 연못이 조금은 고즈넉하게 느껴집니다. 연못을 향해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를 보고 있자니 덥기만 했던 여름의 기운도 한풀 꺾인 것 같습니다.
야외 체험장에는 투호와 체험용 지게 등이 가지런하게 정리되어 있어요.
연못을 둘러보다가 웬 나무토막들이 물속에 잠긴 모습을 보고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자세히 보니 기지시줄다리기 줄을 만들 때 사용하는 줄틀을 보관하는 것이라고 해요. 줄다리기 줄틀은 참나무로 만들어지는데 참나무는 견고하고 단단하나 햇볕에 노출되면 터지고 갈라지기 때문에 오래도록 보관하기 위해 '틀못' 이라는 연못에 보관한다고 합니다.
참고로 틀못은 본래 *기지초등학교 앞에 조성되어 있었으나 도시개발로 인해 잠시 이전하여 수리박물관에서 보관 중에 있다고 해요. *기지시줄다리기 박물관 인근의 초등학교
연못을 둘러보는 중간 시원한 바람이 지나가자 연못 위로 수양버들의 잎사귀들이 떨어져내립니다. 연못 가운데에 핀 꽃을 보고 있노라니 문득 여름이 가고 가을이 바로 코앞에 다가온 듯한 착각이 드네요. 하지만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시나브로 가을이 찾아오겠지요?
여전히 무덥고 지치는 8월이지만, 건강하게 보내는 여름 되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합덕제에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