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실도 하고 도마도 만들며 힐링했어요
입주민들 간의 친목 도모 및 화합을 위한
'밤마실 도마 만들기' 사업

 

마을 교육공동체 ‘날마다 배움터, 당찬 마을학교’ 사업으로 '밤마실 도마 만들기'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힐스테이트 2차 아파트로 향했습니다.
마을 교육공동체는 주민 스스로 마을의 인적·물적 자원을 발굴해 마을 특성을 반영한 교육을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데요.
'밤마실 도마 만들기' 사업을 통해 입주민들 간의 친목 도모와 화합은 물론 지속 가능한 마을 성장을 목적으로 진행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오늘 도마 만들기에 사용할 원목은 캄포나무, 호두나무, 편백나무인데요. 각자 재료를 선택해 스케치를 해줍니다.
 
 
 

직소기로 스케치한 모양을 따라 잘라주고, 구멍을 뚫어 줍니다.
캄포나무 도마에 구멍이 뚫리며 퍼지는 진한 피톤치드 향이 박하향처럼 시원해 머릿속이 절로 맑아지며 하루 종일 쌓인 피로가 풀리는 것 같습니다.

캄포 도마는 일명 명품도마라고 불릴 정도로 항균작용도 좋은 최상급 도마인데요. 캄포나무는 특유의 나뭇결 아름다움과 나무 자체에서 발산되는 방향성 물질로 벌레가 먹지 않고 썩지 않는 고급 수종으로 예로부터 왕족, 귀족들 궁의 건축재료로 많이 사용됐다고 합니다.
플레이팅용 외에 요리할 때 직접 사용해도 무방하며 캄포도마는 김치를 썰어도 김치 물이 안 들 정도로 좋다고 합니다.

 
 

원형 커터를 장착한 그라인더로 울퉁불퉁한 부분을 다듬어 주니 서서히 도마의 윤곽이 드러납니다.
 
 

도마 만들기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이 사포질인데요. 도마 만들기 완성도의 80%를 사포질에 의해 결정이 됩니다.
그라인더로 쳐낸 부분과 도마의 앞, 뒷면을 도마의 결을 따라 사포로 부드럽게 갈아줍니다.
도마의 모서리를 손으로 만져보며 거칠거칠한 곳과 모서리, 손잡이 안쪽을 모두 꼼꼼하게 사포질해 줍니다.
생각보다 오랜 시간 사포질을 해 힘들지만 수강생들 모두 도마 만드는 내내 은은히 풍기는 편백나무와 캄포 나무 향에 취해 행복한 모습들입니다.

 

어두운 밤색 컬러의 월넛은 웅장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색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호두나무입니다.
호두나무는 하드우드에 속하는데요. 중후한 나뭇결과 칼질에 쉽게 무르지 않은 단단한 내구성과 실용성이 뛰어나 주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나무 도마입니다.

 

편백나무는 피톤치드라는 천연 항균물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살균작용과 내수성이 강한데요. 물에 닿으면 고유의 향이 진하게 퍼져 잡냄새도 없애주기 때문에 도마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편백나무 도마는 요리를 담는 접시나 쟁반의 역할도 해 훌륭한 인테리어 소품이 되기도 하며 특히 도톰한 두께에 고급스러운 나뭇결을 지닌 통원목 도마는 선물로 인기가 높습니다.

 
 
 

이제 도마 만들기 작업도 서서히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네요. 도마 만들기 밤마실을 나온 수강생들에게 당찬 마을학교 수업 소감을 들어 보았습니다.

"직접 내 손으로 만든 도마를 부모님에게 선물하고 싶어 수업을 신청했어요. 만드는 내내 힘들었지만 재미도 있고 아파트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라서 더 좋았습니다."

"쉽게 할 수 없는 수업을 가까이서 할 수 있어 좋았고 직접 만든 도마라 아껴 쓸 것 같고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나무 향이 좋아서인지 스트레스 해소도 되고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사포질을 마치고 오일을 바르긴 전에 에어건으로 도마 톱밥도 한 번 깨끗하게 털어 거치대에 올려놓고 옷에 묻은 톱밥도 털어 주었습니다.
 
 

다음 단계는 식용 오일을 이용해서 도마에 오일을 먹이는 작업입니다.
일회용 비닐장갑을 끼고 스펀지에 오일을 묻혀 모서리를 먼저 바르고 도마의 넓은 면을 꼼꼼하게 10분 정도 발라줍니다.
오일을 발라준 도마는 3일 자연 건조 후 다시 칠해주기를 3회 반복한 후 사용하면 됩니다.

 

오일을 발라주니 도마의 색이 점점 진해지기 시작합니다. 연한 컬러의 편백도마는 오일을 많이 입혀도 그렇게 진해지진 않지만 색이 약간 짙은 호두나무와 캄포 도마는 오일을 먹이니 순식간에 매혹적인 색감이 드러나네요.
오일은 막을 형성하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도마에 오일을 입혀주면 세균을 막아준다고 합니다.
나무마다 모양이 달라서 도마에 약간의 균열이나 구멍이 있으면 그 사이에 오일을 살짝 한 방울 떨어뜨려서 막아주는 작업도 이때 해준다고 합니다.

 

'밤마실 도마 만들기' 마을 교사로 수고해 주신 최성규 강사는 송악읍 기지시리에 위치한 개인 작업실 겸 자그마한 목공 놀이터 '틀못' 공방을 운영하고 계시는데요.
기지시는 많은 아파트가 급격하게 조성되며 젊은 부부들과 아이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마침 '힐스 2차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마을 교육공동체 사업을 운영하는데 마을 교사로 활동해 달라는 제안을 받고 미약하나마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선뜻 수락했다고 합니다.

 

오늘 만든 도마를 들고 다 함께 사진을 찍어 보았습니다. '밤마실 도마 만들기'라는 공지를 띄운 지 몇 시간 만에 마감이 될 정도로 입주민들 사이에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합니다. 총 4회차 수업에 42명이 손으로 직접 도마를 만들며 행복한 밤마실을 즐겼다고 합니다.

취재를 하다 보니 필자도 은은한 박하향이 매력적인 캄포 도마를 만들어 보고 싶어 최성규 대표에게 공방 소개를 부탁해 보았습니다.

"'틀못' 공방은 개인 작업장이며 지인분들이 주로 와서 나무를 만지며 우드펜이나 도마, 소품 위주의 생활목공을 통해 힐링의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나무가 주는 자연스러움과 부드러운 느낌을 촉각과 후각으로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좋아 공방을 운영하게 되었는데요.
생활에 필요한 여러 가지를 만들다 보면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고마움을 알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틀못' 공방은 공간 그린빌라 우측 언덕길 넘어 국수정 활터 반대편 공기 좋은 산속 길에 위치해 있다고 합니다. 네비에 주소를 입력해도 나오지 않는다고 하니 TEL: 010-3556-4147로 연락하시고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이번 주말에는 신선한 공기와 나무 향기를 맡으며 아이들과 함께 도마를 만들며 힐링하는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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