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뫼성지의 산책길에 만나 벚꽃과 일몰은 둘 다 기대하지 않았기에
더욱 이날의 산책이 즐겁고 아름다웠던 걸로 기억됩니다
한국의 베들레헴이라 불리는 솔뫼성지를 찾았습니다. 베들레헴은 예수가 태어난 곳인데 이곳 솔뫼성지는 한국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가 태어난 곳입니다. 산책로도 잘 되어있어 산책이 유일한 나들이가 되는 요즘 찾으면 좋은 곳입니다. 해 질 무렵 이곳을 찾았는데 벚꽃, 개나리가 피고 있어 산책을 더욱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니 해가 기울어진 모습이 보입니다. 주차장은 넉넉해서 차를 세우는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혹시나 코로나19로 폐쇄되지 않았나 걱정하면서 왔는데 야외는 문제없이 출입이 가능합니다.
이곳에서 태어난 김대건 신부가 2021년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로 선정되었다는 현수막이 보입니다.
솔뫼 아레나는 원형 공연장 겸 야외 성당의 역할을 합니다. 해 질 무렵 저 멀리 해가 기울어진 모습이 12사도상 뒤로 보입니다. 이곳은 김대건 안드레이아 신부님과 동료 밀사들이 새남터 모래사장에서 순교하신 것을 이야기하고자 '아레나' 모래사장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곳에는 12사도상이 있는데 이는 가톨릭교회가 12사도로부터 이어져왔다는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마지막 회유문의 정신을 본받아 12사도상을 세웠다고 전합니다.
이제 김대건 신부 생가로 가봅니다. 복원된 옛집에 몇 해 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해서 더 유명해졌죠? 이곳에 교황이 방문해 고개를 숙여 기도하는 모습을 동상으로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이곳 생가터는 국가문화재 사적 제529호입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 벚꽃이 만개해 딱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사실 이곳의 벚나무가 있는지도 모르고 갔는데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아름다운 벚꽃을 보니 더욱 감동스럽습니다. 조용히 산책이나 하고 와야지 하고 왔는데 이런 풍경을 보니 감사하게 됩니다.
저 의자에 잠시 앉아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으니 근심 걱정이 모두 사라지는듯합니다.
낮에 왔었던 솔뫼성지와 해 질 무렵 찾은 솔뫼성지는 사뭇 느낌이 다릅니다. 벚꽃마저도 일몰에 물들어 주황색이 됩니다.
생가 뒤쪽으로 산책로를 따라가면 김대건 신부의 동상이 있습니다. 소나무 숲에 둘러싸여 있어 더욱 차분한 느낌이 듭니다. 이곳에 있는 소나무는 2-300년이 넘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그 규모에서 세월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곳 덕분에 소나무가 우거져 산을 이루고 있다고 하여 ‘솔뫼’라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십자가의 길을 따라 산책을 이어 나갑니다. 이곳에서는 빌라도에게 재판을 받은 곳으로부터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 언덕을 향해 걸었던 약 800미터의 길과 골고타 언덕에서의 십자가 처형, 그리고 바위 무덤에 묻힐 때까지의 모든 과정을 14개의 주요 지점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주변으로 벚꽃과 개나리가 만개했습니다.
산책로 한켠에 있는 노란 개나리가 봄날의 산책길에 싱그러움을 더해줍니다. 저녁시간이라 그런지 실제로 마을 주민들이 산책을 하는 모습이 더 많이 보였습니다.
소나무 숲 사이로 지는 해가 드리우고 그곳에 있는 십자가의 길을 따라 걸어봅니다. 그 길을 따라 있는 조형물을 보면서 산책을 이어나가니 마음이 차분해지고 경건해집니다.
솔뫼성지의 산책길에 만나 벚꽃과 일몰은 둘 다 기대하지 않았기에 더욱 이날의 산책이 즐겁고 아름다웠던 걸로 기억됩니다. 다음에는 버그네 순례길로 그 산책을 이어나가보고 싶네요. 마스크를 착용하고 개인의 위생을 철저히 하면서 야외로 산책으로 면역력을 키우고 마음 방역까지 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