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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오페라단 "벨칸타레"와 함께 하는 신년음악회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예술을 진솔하게 만날 수 있는 시간"
 

당진문화연대에서 주관하는 신년음악회가 열린다고해서 아이와 함께 당진문화예술학교로 향했습니다. 어둠이 내려 앉은 남산으로 아이와 함께 오르막길을 걷다보니 힘들기도 하고 찬바람에 코끝이 매섭기도 했지만 절로 운동도 되고 시나브로 찬바람이 상쾌하게 느껴지는 것이 한겨울에 논에서 썰매를 타다 꽁꽁언 손으로 구운 고구마와 살얼음 둥둥 떠있는 동치미를 같이 먹는 기분이네요.
 

좀 일찍 도착해서 블랙박스 공연장에 도착했습니다. 신년음악회를 알리는 포스터를 읽으며 나눔콘서트에서 무엇을 나눔하는 건지 궁금했는데요. 나눔콘서트는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예술을 진솔하게 만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당진지역의 한 아동을 돕고자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출연진들의 재능기부도 이어지고 있고요.

매달 둘째주 화요일 오후7시에 성악가들이 진행하는 음악콘서트, 작가와의 만남, 합주회등 다양한 형식의 나눔콘서트를 하고 있습니다. 작년 연말 콘서트에는 공광규, 류미야시인과의 대담, 작곡가겸 가수인 신재창과 함께 시와 노래가 어우러진 감미로운 힐링의 시간도 가졌습니다.

 

강수연 피아니스트가 보헤미안 랩소디의 한 장면을 연주하며 신년 음악회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프레디 머큐리 못지않은 아우라를 풍기는 피아노 연주에 청중들을 순식간에 감동의 도가니에 빠져 들게 하는 연주였답니다.
 

김태선 바리톤의 '가고파'와 소프라노 최수안의 '강건너 봄이 오듯'흠뻑 빠져 들으며 저 멀리 산등성이에 엉거주춤 걸터앉아 있는 봄을 미리 당겨 맛 보았습니다.
 

테너 정진영의 '희망의 나라로'와 소프라노 허정임의 '봄의 왈츠'와 두분이 같이 노래하는 위트 넘치는 앙상블을 듣다 보니 한겨울에 양지바른 시냇가에 망실망실 피어난 버들강아지를 만나것 처럼 마음이 훈훈해지는 것이 콘서트장에 봄기운이 완연한데요.
 
마지막 곡 '푸니쿨리 푸니쿨라'는 케이블카를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곡이라고 하네요.
'케이블카가 움직입니다. 빨리빨리'라는 가사로, 우리나라에서도 잘 불려지는 이 노래는 밝고, 즐거운 활기에 넘친 나폴리의 노래입니다. 1880년 9월의 어느 날 밤 나폴리의 동쪽 12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유명한 베스비오 화산에 처음으로 케이블카가 개통되었다고 해요. 그러나 위험할까봐 사람들이 겁을 내 이용자가 없자 케이블카를 설치한 코머스 쿡이라는 사람이 이 노래를 만들게 해서 피에디그로타 가요제에 참가시켰다고 합니다.

이 곡이 폭발적으로 유행되며 케이블카의 손님도 순식간에 불어났다고 하네요. 역시 음악의 힘은 화산에 대한 두려움에 요지부동하지 않던 얼음장 같은 사람들의 마음의 빗장을 열어 경쾌한 왈츠처럼 호기심 가득한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바꾸는 큰 힘을 가지고 있네요.

 

신년음악회를 마치고 당진문화연대 조재형 회장님께 당진문화연대의 역할이 무엇인지 들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동안 당진문화연대는 문화예술에 관련된 정책제안과 문화예술정책 비판을 통해 문화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문화 다양성과 공정한 문화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노력했다고 합니다.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문화예술이 당진시민들의 팍팍한 삶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으며 창조자와 수용자가 아닌 예술적 체험을 통해 창조적 욕구를 실현해 가면서 시민의 행복도를 높이는데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예술가들의 재능기부로 마련한 기금으로 미력하나마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불우한 아이들을 지속적으로 돕고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지역 예술인 그리고 시민의 연대의 다리가 되어 문화예술의 영향력이 개인적 차원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소통과 괸계회복으로 이어져 문화예술 공동체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합니다. 또한 골대를 향해서 질주할때 심판이 오프사이드를 외치면 반칙인것처럼 문화예술을 향해 반칙하지 말라는 신호를 줄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것이 문화연대의 힘이라고 하네요.

마지막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귄터 그라스의 시를 소개하시며 문화연대의 역할이 바로 이런게 아닐까라고 하시네요.

 

밤의 경기장 ㅡ 귄터 그라스 


천천히 축구공이 하늘로 떠올랐다.
그 때 사람들은 관중석이 꽉 차 있는 것을 보았다.
고독하게 시인은 골대 앞에 서 있었고,
그러나 심판은 호각을 불었다: 오프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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