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동화책 어린이 작가가 되었어요
"동화책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만 있다면
학생이 그림을 잘 못 그리거나 스토리에 대한 아이디어가 없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당진 어울림여성회 사무실에 들어서니 쓱쓱싹싹 색칠하는 아이들의 손놀림이 분주한데요. 오늘은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나만의 특별한 그림동화 만들기 수업이 있는 날이에요. 오늘은 그림동화를 출판하기 위한 마무리 작업을 한다고 합니다.
 

아직 완성되지 못한 부분을 직접 그려 완성도 해야 하고, 그림동화에 들어갈 스토리도 다시 한번 읽어보며 수정을 합니다.
 

색연필과 파스텔로 색칠을 해 줍니다.
 

성인들도 그림동화를 만든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아이들이 출간을 한다고 해 지도 선생님께 어떤 식으로 그림동화 수업이 진행되는지 이야기를 나눠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어떤 내용으로 동화책을 만들고 싶은지 먼저 이야기를 듣습니다. 플롯만 가지고 어떻게 전개해야 할지 모르는 학생과는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면 가지를 쳐나가며 스토리가 정해집니다. 스토리가 확고하고 잘 정리된 학생은 바로 써 보라고 합니다. 이렇게 스토리를 만들고 나면 장면을 나누고 연습책에 각 페이지에 맞는 장면들을 그립니다."

​"이 부분에서 주제에 맞게 캐릭터를 만들고 구도를 정해 묘사를 하게 됩니다. 연습책을 다 그리고 나면 일러스트 전문 종이에 색연필과 파스텔로 채색해 본 그림을 그립니다. 본 그림을 마치면 마지막으로 물감으로 다듬어 마무리를 해줍니다."

 

그림동화 만들기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어떤 학생은 그림을 무난하게 잘 그리지만 스토리에서 아이디어가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고, 다른 학생은 창의적이고 독보적인 스토리를 뽑아내지만 묘사력이 부족해 장면을 완성하는데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고 하네요.
하지만 아이들 모두 나도 그림동화 작가가 된다는 설렘에 대부분 잘 극복하고 수업을 잘 따라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 여러가지를 배우고 마침내 그림동화 작가가 된다고 합니다.

 

배상윤 강사가 처음에 그림동화 수업을 하게 된 이유는 개인적인 아쉬움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어릴 때 그림 그리는 걸 정말 좋아해 수없이 그렸지만 남아 있는 그림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어릴 적 본인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그림체가 사라지며 점점 획일화되거나 없어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그림을 가지고 동화책으로 만들어 소장하게 된다면 책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그림 실력도 늘고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유년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자산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그림동화 만들기 수업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유치원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의 학생들과 수업을 하며, 출간한 책이 100권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그림책을 만들면서 시간이 걸려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도 있고 한 학생이 매년 한 권씩 6권이 넘는 책을 만들기도 했다고 하네요.
책을 만들며 모두가 다시 한번 그림책을 만드는 과정에 내면의 생각을 이끌어 내며, 숨겨졌던 재능을 발견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이 이 수업의 장점이라고 합니다.

 

그림동화에 들어갈 장면들을 차례대로 나열해 놓고 부족한 부분들을 지도 선생님과 아이가 함께 보완해 나갑니다.
 

그림동화에 들어갈 스토리도 다시 한번 아이와 함께 확인해 보고 글이 들어갈 위치도 정해줍니다.

​여기까지가 학생들이 하는 부분입니다. 학생이 완성한 그림동화의 그림을 스캔하고 컴퓨터로 그림을 다듬고 글씨를 넣어 편집한 후, 인쇄를 하면 드디어 위에 있는 책처럼 멋진 나만의 그림 동화책이 완성됩니다.

 

수업에 참석하는 금민성 어린이는 그림동화에 들어갈 스토리를 손글씨로 직접 써 완성한다고 합니다.
손글씨를 스캔해 그림동화에 넣어 편집하는 것이 복잡하고 2배로 손이 가는 작업이지만 민성 군은 나만의 그림동화라서 직접 쓴 손글씨를 넣어야 진짜 내 책이라고 하네요. ㅎㅎ

 

민성군의 어머니 이혜경 씨를 만나 그림책 수업을 시작하게 된 동기를 들어 봤습니다.
"어느 날 민성이에게 약간의 틱 증상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아이가 하나이다 보니 엄청 심각한 고민에 빠져 멘붕이 왔어요.
그때 마침 그림책 수업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독서, 글짓기, 논술 학원도 있지만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신청했습니다. 아이가 초등 저학년이다 보니 한자리에 앉아 글씨 쓰는 걸 싫어했는데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고, 그림책에 넣어야 할 글씨를 쓰며 시나브로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졌어요."

​"그림책 작가가 된다는 뿌듯함에 아이는 벌써 학교 도서관에 책을 기증을 하겠다는 큰 목표도 생겼어요. ㅎㅎ 교실에 책을 놓고 친구들과 함께 봐도 자존감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아이 스스로 스토리를 구성한다는 게 엄청 힘든 일이잖아요. 근데 그걸 빠른 시간에 해내더라고요. 다른 친구들이 페이지 수가 모자라서 힘들어할 때도 민성이는 분량이 넘치도록 그림을 그리고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는 모습에 민성이의 새로운 재능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어요. 요즘 민성이가 그림책 선생님이랑 그림동화 작가가 되고 싶다고 말하더라고요. 그림동화 작가의 꿈은 이제 막 첫 발을 뗀 것 같고요. 그림책 선생님의 꿈도 조금 있으면 이루어질 것 같아요. 어느 날 동네 형과 동생을 집에 모아 놓고 선생님 흉내를 내며 그림책 수업을 따라 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기념사진도 찍었어요."

​이혜경 씨는 5개월 넘는 시간 그림책 만들기를 하며 그리기에 집중하다 보니 시나브로 틱 증상이 있었다는 사실도 까맣게 잊고 이젠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었다고 하네요. 또한 그림책 수업을 통해 아이를 대하고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그림 동화책 작가가 되는데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배상윤 강사의 이야기를 들어 보겠습니다.

​"학생이 그림을 잘 못 그리거나 스토리에 대한 아이디어가 없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동화책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만 있으면 선생님과 대화를 통해 자신이 꿈꾸는 것을 이야기로 만들 수 있고 여러 자료나 영상을 보며 그리기를 배워 나갈 수 있습니다. 오히려 그림을 잘 못 그리는 친구들이 그린 그림이 더 독특하고 남다른 개성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본인이 하고 싶고 꼭 책을 가지고 싶다는 의욕과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동화책이 만들어지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최소 6개월 정도는 걸립니다. 학부모님이 이해하고 학생들을 지지해주시고 격려해 주시면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오게 됩니다."

​어울림 협동조합은 자주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끌어 주며,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스스로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교육공동체를 지향하고 교육하고 있는 마을 교육 공동체입니다.

2020년 '나의 이야기로 만드는 그림 동화책 만들기', '초등한국화교실'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장소 : 당진시 계성 3길 35 3층
문의 : 041 352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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