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라는 무거운 짐을 어깨에 메고 바쁜 일상들을 쉼없이 살다보면 가끔 욱하고 올라오는 짜증과 소소한 피곤들이 누적되어 나를 지치게 합니다. 그럴 때마다 보따리를 싸서 느닷없이 모든 것을 훌훌 벗어던지고 떠나면 좋으련만 인생이란 것이 그리 쉽게 풀리는 것이 아니다보니 충동에만 머무를 뿐 실천하기란 참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리죠. 전, 그럴때 마다 임시연님의 여행편지를 꺼내어 봅니다.
봄으로 시작해서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을 지나 또다시 봄으로 이르는 그림엽서와 같은 예쁜 사진과 마음을 달래주고 어루만져 주는 글들이 피곤을 녹이고 쉼의 길로 이끌어주는 길잡이와 같은 역할을 하는 책이라고 할까요....
편안히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이 책을 읽던 내가 어느 사이엔가 정선의 이끼계곡을 지나 선운사 입구에 서서 꽃무릇을 입을 헤 벌리고 넋 놓고 바라보는 나를 발견하기도 하고, 안동하회마을의 마당에서 탈춤을 보면서 자지러지게 웃다보면 어깨위에 쌓여 있는 무거운 것들이 모두 사라지는 느낌과 함께 추운 날 칼바람이 오히려 시원하게 느껴지듯 내 안에서 뭉쳐있던 고민들이 모두 씻겨간 기분이 들 듯 상쾌해짐을 느끼게 됩니다. 여행을 좋아하거나, 여행을 하고 싶지만 여건들이 허락하지 않아 쉽게 여행가방을 싸지 못하시는 분들에 추천해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물론, 여행을 좋아하지 않아도 조용한 쉼을 원하시는 분이나 따뜻한 말 한마디가 필요하신 분께도 권하고 싶은 임시연님의 여행편지입니다. 하지만, 전문적인 여행을 원하시는 분들이 읽으시면 실망하실 수도 있어요.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머릿속을 정리하듯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이 가진 장점인것 같네요....


<책다솜 독서회 문숙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