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읽고 (당진고등학교 차승민)
먼저 이 책을 읽으면서 500페이지가 넘는 엄청난 양의 글로 많은 인물이 등장했지만 한편의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이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하나의 사건이 일어나기까지는 엄청난 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이야기의 배경처럼 변화가 적은 장소에서의 사람사이의 관계는 더 큰 오해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어쩌면 이 이야기의 주인공 토비아스는 많은 사람들이 가진 이기심으로 인해 자신도 알 수 없는 사건의 가해자가 되어 버린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로라나 스테파니 역시도.....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 많은 이는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다른 사람의 삶은 무참히 짓밟는 행동을 일삼는다. 자신의 부와 명예, 자신의 가정만 소중하다는 생각으로 자신보다 약해보이는 이는 누구든 아랑곳하지 않는다. 토비아스가 믿었던 친구 나디야,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라우터바흐 장관이나 다니엘라, 테를릴덴도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에 급급한 이기적인 인물들이다. 하지만 겉으로 포장된 부와 명성은 누가 보기에도 부러울 것이 없었지만, 사람의 그 속은 알 수가 없는 것 같았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를 만든다고 한다. 독일의 작은 마을 알텐하인의 배경이 한국의 당진으로 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소설의 내용이 어색하지 않았다. 폐쇄적인 도시에서 대대로 살아가는 인물들을 그려내기에 당진이 너무도 잘 어울린다.
사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토비아스가 연관된 살인사건이라기 보다는 대대로 내려오는 인물들 간의 인과관계가 아닌가 싶다. 부모들 간의 관계가 대를 이어 자식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걸 보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 그리고 누구나 갖고 있을 내면의 욕망들을 현실에서 행동으로 옮긴다는 것 또한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도 느꼈다. 자신의 욕심을 내려놓는 연습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현실이다. 이 이야기 속에서 가족간의 소통의 부재도 여러 장면 등장한다. 가족과 이웃.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이나 앞으로의 미래는 이웃간에 소통이 점점 더 줄어들고, 서로 교류는 점점 줄어들 것이다. 이런 사회에서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 오해가 쌓이지 않으려면 서로 많은 노력을 해야할 것이다.
지금 우리의 현실은 가족간에도 대화 시간이 얼마나 있는가를 조사할 만큼 교류가 적다. 핵가족이라는 말보다 요즘은 혼밥, 혼술 등의 “혼”자 라는 말이 자연스러운 시대다. 혼자만의 시간을 잘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하는 일, 함께 먹는 밥을 통해 서로 소통한다면 공동체로서 느끼는 부분도 분명 있을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많은 변화를 거치며 살아가게 된다. 이 변화 속에서 우리가 노력해야 할 부분을 이 이야기를 통해서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