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곡하게 꽂힌 책들을 뒤로, 행복해 보이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린 『코끼리 아줌마의 햇살 도서관』은 『나는 뻐꾸기다』로 알려진 김혜연 선생님이 쓰신 동화집이예요. 선생님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를 소재로 재미와 감동을 주는 글을 쓰시는 분이지요. 이 책 또한 ‘햇살 도서관’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상처를 가진 인물들이 주변인들과의 관계를 통해, 또 책 속 인물을 통해 위로받고, 치료되는 과정을 담고 있어요.
자, 그럼 책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말더듬이 엄마 때문에 늘 놀림을 당하는 진주, 공부를 못해 ‘십오점’이란 별명을 가진 정오, 누군가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고 싶지만 우락부락한 덩치와 큰 목소리 덕에 늘 두려운 사서 진숙씨, 좁은 집에 살아 자신의 책상조차 갖지 못하는 것이 불만인 사춘기 소녀 수정, 마지막으로 수다쟁이가 되고 싶은 꿈을 갖게 된 말더듬이 진주 엄마의 이야기, 5편의 이야기로 엮여 있어요. 하지만 책을 읽고 나면 5편의 이야기가 동그랗게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서로 연결될 것 같지 않은 ‘서로’가 어깨를 내어 주고, 손을 잡으면서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 가요. 또 이 책속엔 색다른 즐거움을 있어요. 책 속 책이 나타나 주인공에게 말을 걸어 와요. 진주에겐『프레드릭』속 프레드릭이 , 정오에겐 『멈추지 않는 도전』속 박지성 선수가, 마지막으론 진주엄마에게 『빨간머리 앤』속에 등장하는 초록지붕의 마을이. 그러면서 주인공은 책 속 인물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하고, 상상하면서 친구가 되죠. 멋지지 않나요? 내가 책 속 누군가를 책 밖으로 불러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여러분은 지금 무슨 책을 읽고 있나요?
이제 햇살 가득한 도서관에서, 이야기를 모으고, 가을을 닮은 색을 마음에 담아 보세요. 그들이 행복해졌듯, 그들의 꿈이 현실이 되어 갔듯 여러분의 모습도 그러하길 기대하면서. 아차! 책 속 코끼리 아줌마처럼 멋진 사서 선생님을 우리 도서관에서 찾아보는 재미도 잊지 마세요.

<책다솜독서회 김영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