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끓이는 것보다 더 쉬운 뚝딱 고추장과 보리 막장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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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 2019-06-18 조회 : 1173
"당진농업기술센터 전통생활문화 교육의 일환으로 식과정 교육 진행"
 

콩을 발효해 간장과 된장을 만드는 기술인 ‘장(醬) 담그기’가 2019년 1월에 국가무형문화재제 137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콩을 발효해 먹는 ‘두장(豆醬)’ 문화권에 속하며, 삼국시대부터 장을 만들어 즐겨 먹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왕실에서 장을 보관하는 창고인 장고(醬庫)를 두었고, ‘장고마마’라 불리는 상궁이 장을 담그고 관리할 만큼 장을 중시했습니다. 

​메주를 띄운 뒤 된장과 간장이라는 두 가지 장을 만들고, 지난해에 사용하고 남은 씨간장에 새로운 장을 더하는 방식은 한국만의 독창적 문화이기도 하고요. 장 담그기가 우리나라 전역에서 가정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전승되고 많은 사람들이 전승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세대 간 계승이 활발하다는 점도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요인이 됐다고 합니다.

 

당진농업기술 센터에서도 전통생활문화 교육의 일환으로 식과정 교육이 진행되었습니다.
우리 전통식품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발효식품 제조 기술을 확산하기 위해 농업인들과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3회차에 걸쳐 진행되었는데요. 첫째 날은 '시시콜콜 장담, 간장과 된장 시식' 시간을 가졌습니다. 조선간장은 짜서 식생활에 다양하게 활용하기 힘들다는 선입관이 시나브로 자리 잡아 산분해간장(진간장)을 많이 사용하는데요.

산분해 간장이란 외국에서는 식용이 금지되 동물 사료로 쓰이는 탈지대두를 염산에 담가 콩 속 아미노산을 녹여낸 후 염산을 중화시키기 위해 일명 양잿물인 수산화나트륨을 넣은 후 밍밍해진 맛을 살리기 위해 MSG. 합성착향료 등을 넣어 만든 것입니다.

맛있는 밥상의 고은정 대표가 준비해 온 시간과 바람이 숙성시킨 3년 된 씨간장과 된장을 1년 된 장과 비교 시식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햇 장에서 짠맛이 묵은 장에서 감칠맛이 입안을 맴돌더라고요. 간장은 오래 묵을수록 단맛과 감칠맛이 증가하고 된장은 3년 묵은 된장이 가장 맛있다고 합니다.

유중림은 「중보산림경제」에서 '장은 모든 맛의 으뜸이니 가장은 모름지기 장 담그기에 뜻을 두어 오래 묵혀 좋은 장을 얻어야 한다.'라고 기록하고 있는데요. 예로부터 장 담기는 우리 식생활에서 빠트려서는 안되는 한 해 농사와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드라마에 막장이 빠지면 밋밋하니 재미없더라고요. 막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재미지고 뒷이야기가 궁금하니 드라마 시간만 기다리게 되잖아요. 한국 전통 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몸에 유익한 균이 가득 생기는 발효식품으로 자연이 선사하는 밥상 위 명약인데요. 우리나라 전통 발효장에도 최강 막장이 있다고 합니다. 

​전통 장을 큰맘 먹고 만들어 먹고 싶어도 어렵고 방법을 몰라 만들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둘째 날엔 라면 끓이는 방법보다 더 쉽고 막장드라마보다 더 재밌고 귀에 쏙쏙 들어오는 속성보리막장과 장아찌, 맛간장 만들기 실습이 진행되었습니다.

 

#보리막장 만드는 방법
▶ 재료: 보리 300g (물 1L), 메주 1kg, 고추씨가루 100g, 소금 500g, 엿기름 300g, 물 3L
1. 300g의 보리를 잘 씻어 1L의 물과 함께 질게 보리 밥을 합니다.
2. 300g의 엿기름을 면주머니에 넣고 물 3L를 넣고 줌물러 엿기름물을 만듭니다.
보리밥이 다 되면 한김 식힌 후 메주가루, 고추씨 가루, 소금을 넣고 골고루 버무려줍니다.
3. 막장의 완성 농도는 엿기름물로 맞추고 모자라면 맹물을 더 넣으면 됩니다. 완성된 막장은 항아리에 담아 서너달 이상 숙성시킨 후 보리알이 다 삭으면 쌈장을 만들거나 된장찌게를 끓여서 얌얌 맛있게 먹으면 됩니다.

 

고은정 대표는 이번 교육을 통해 "요즘은 젊은 엄마들이 먹거리의 중요성을 인식해 장을 담그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장담그는 과정에 만나게 될 실패의 가능성을 미리 없애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어머니와 할머니를 통해 몸으로 익힌 경험들을 숫자화해 누가 담가도 실패하지 않을 장 담그는 법을 알려 집집마다 항아리에 된장과 간장이 익어가는 장독대가 다시 일상으로 스며들면 좋겠다”라고 밝혔습니다.
 

고은정 대표가 미리 준비해온 숙성된 막장으로 된장 찌개를 만들었는데요. 표고버섯, 양파, 바지락, 감자를 갈아넣고 끓인 된장찌개를 두부를 얇게 썰어 얹어 지은 밥과 함께 먹으니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꿀맛이었습니다. 
 

맛간장 만드는 방법
조선간장: 청주: 설탕: 멸치육수를 2 : 1: 1: 2 비율로 섞어 끓이다 마지막에 레몬과 사과를 넣어 주면 맛간장이 됩니다.
유리 용기에 표고버섯을 담은 후 끓인 맛간장을 부어주면 맛있는 표고버섯 장아찌가 완성됩니다. 고기 잴때나 게장 담글때, 장아찌 담글때 사용하면 산분해 간장을 사용하지 않고도 건강한 감칠맛을 낼 수 있습니다.

 

된장에 껍질채 일년 박아둔 더덕 장아찌와 생더덕을 섞어 조물조물 무쳐 놓자마자 수강생들 게눈 감추듯 접시를 싹 비워 버렸어요.
 

셋째날은 간편 뚝딱 고추장, 별미 고추장 만들기 시간

​#간편 뚝딱 고추장 만드는 방법
▶ 재료: 고추장용 고춧가루 500g, 메주가루 250g, 조청 1kg, 소금 300g(천일염 기준), 물 1.2L
1. 분량의 물을 끓입니다.
2. 끓인 물에 분량의 조청을 잘 풀어 줍니다.
3. 조청물에 고춧가루를 넣고 잘 섞어 줍니다.
4. 3의 재료에 메주가루를 넣고 잘 저어 섞어 줍니다.
소금을 넣어 간을 한 후 항아리에 담습니다.

※ 소금은 수분을 빼주는 역할을 하므로 가루가 퍼지는걸 막아주기 때문에 메주가루가 골고루 섞이도록 잘 저어준 후 소금을 넣어줘야 합니다.

 

방금 만든 고추장을 시식해 봤는데 숙성이 안된 맛이지만 맛있더라구요.
전통 고추장은 마트에서 사먹는 식품회사 고추장보다 윤기가 덜한데요. 가운데 부분에 조청을 듬뿍 넣으니 식품회사 고추장 색이 나네요. 그만큼 물엿이 많이 들어간다는 말이겠지요.

 

별미고추장으로 마늘 고추장 만드는 방법도 배워봤습니다. 재료는 간편 고추장과 같고 다진 마늘 500g에 끓인 물 1L로 조절해 주면 맛있는 마늘 고추장이 완성됩니다. 

※ 마늘은 방부효과가 있어서 염도가 떨어져도 소금을 더 넣어주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떡볶이 양념 만드는 방법
뚝딱 고추장: 조청: 케찹: 설탕을 1: 1: 1: 0.5를 섞어 만든 양념장으로 맛있는 떡볶이를 만들었습니다.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떡을 볶다가 고추장 양념을 넣고 볶아주면 맛있는 떡볶이 완~성.
예쁜 접시에 담고 다진 실파와 잣가루를 뿌려주니 매콤달콤하니 나도 모르게 자꾸만 손이 가는것이 완전 꿀맛이네요.

 

조별로 팀을 나눠 보리막장과 뚝딱 고추장을 만들어 사이좋게 나누고 사진도 찍어봤습니다. 보리막장과 뚝딱 고추장에 사용된 모든 재료는 GMO 걱정 없는 국산 유기농 재료를 사용해 건강한 장이라 더 좋았습니다.
 

삼일동안 멀리 지리산 두메산골에서 당진까지 와주신 고은정 대표 덕분에 맛있고 행복한 시간 보냈네요.
연암 박지원은 직접 고추장을 담아 먹고 자식들에게 나눠주기도 할 정도로 고추장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최고의 식당으로 평가되는 노마(NOMA)레스토랑 내에서는 발효연구실을 두고 메뉴에 필요한 식재료들을 발효시켜 음식에 적용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발효 연구실에선 고추장, 간장, 된장을 만드는 쉐프들의 모습을 흔하게 볼수있다고 합니다. 노마의 쉐프들이 한국에 오는 가장 큰 이유 또한 발효때문이라고 하네요. 일제 강점기와 산업화로 인해 뒷전으로 밀려났던 전통 발효음식에 대해 새롭게 알고 만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뚝딱 고추장과 보리 막장을 들고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빨라지는건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오늘 만든 고추장과 막장으로 건강한 만찬을 즐기고 싶은 까닭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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