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가볼만한곳 면천향교 면천골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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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 2019-05-07 조회 : 987
"삶이 힘겨울 땐 이곳에서 쉬어갈까?"
 

향교가 왜 좋으냐고 물으면,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그냥 좋은 곳이 향교입니다.
지방 어디를 가든 향교가 있으면 꼭 들러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서요. ㅎㅎ

 

면천향교를 찾아가는 길은 그래서 더 설렙니다.
면천향교를 지척에 두고 눈에 띄는 연못과 정자가 있어 잠시 차를 멈췄습니다.

 

예사롭지 않은 정자 같아서요.
알고 보니, 골정지(骨井池)라 불리는 연못이더라고요.
연암 박지원이 1797년~1800년까지 4년간 면천군수로 재직했을 때, 백성들의 고통스러운 삶을 해결하기 위한 개혁 정책에 관한 책들을 저술하였다고 합니다. 그런 그의 애민사상을 기리기 위해 세운 정자가 바로 골정지라고 해요.

 

이 정자는 일제강점기에 소멸되었다가 2006년 당진시에서 다시 복원하였다고 해요.
예전 그때처럼 연꽃으로 가득한 연못에 인공섬을 만들고 정자를 짓고 돌다리를 놓았답니다.
정자에는 건곤일초정(乾坤一草亭)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는데, 하늘과 땅 사이 한 초가지붕 정자라는 의미로 두보의 시에서 따온 말이라고 합니다.

 

면천향교와 가깝다 보니 향교의 유생들이 찾아와 이곳에서 시를 읊고 학문을 익혔다고 하니, 학문의 기가 흐르는 정자임에 틀림없겠네요.
가끔은 마음이 답답할 때도 이곳을 찾지 않았을까요?
정자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자니, 어느새 평온해지고 절로 위로받는 느낌이 드는 걸 보니, 아마도 그렇지 않았을까 짐작해보게 되네요.

 

제가 찾았을 때는 벚꽃이 많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아직 남아있는 벚꽃이 멀리서 보면 풍성해 보이는 것이 어찌나 가슴이 설레던지요.
면천향교를 찾아가는 길에, 예기치 않은 좋은 곳을 보게 되니 기쁨이 배가 되는 것 같아 행복했답니다.

 

이제 면천향교 앞으로 가볼까요? 향교 앞에 서 있는 홍살문을 올려다봅니다.
늘 그렇듯 홍살문을 만나면 이곳이 특별한 곳이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조선시대 지방 교육기관인 향교는 선현의 제사를 받들고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은 물론 지역사회의 교화에도 많은 역할을 해왔다지요.
 

충남 기념물 제141호로 지정되어있는 면천향교는 건립 시기는 정확하지 않지만 고려 후기 이거나 조선 전기에 설립되었을 거라 추측합니다.
 

면천향교도 전형적인 향교의 배치 양식인 전학후묘(前學後廟)의 배치를 취하고 있는데요.
앞쪽은 교육공간을 두고 뒤쪽에는 사당인 대성전이 있는 형태입니다.

 

향교는 솟을대문 형식인 외삼문이 향교 전체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유생들이 열심히 학문을 배우고 익혔을 명륜당이 있고 양옆으로는 유생들의 기숙사인 동재와 서재가 있습니다.
 

면천향교에서는 매년 음력 2월 8일 상정일에 석전대제를 행하고, 여름방학 기간에는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문과 예절을 지도하고 익히게 하는 충효교실을 열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매년 10월에는 향음례를 열고 있다고 하니 다른 지역의 향교보다는 다양한 행사가 있는 듯하여 반가운 마음입니다.
 

유생들이 함께 모여 교육받았을 명륜당, 지금 우리 아이들도 이곳에서 공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혼자 상상해보고 그리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다시 향교의 역할이 부활될 수는 없는 건지~~
문화재로서의 향교를 잘 보존하고 관리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더 많이 활용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향교를 볼 때마다 하게 됩니다.
잘 모르면서 하는 소리일까요?

 

지나치게 고루한 생각일지는 모르지만, 어릴 적 교육만큼은 옛날식이 좋았다는 생각을 요즘도 이따금 하게 되는 게 솔직한 마음입니다.
 

지역의 향교를 찾아 나서는 여행을 즐기지만,
잘 보존되고 있어서 고마운 마음과 아쉬운 마음이 늘 공존하는 것 같습니다.

 

면천향교를 둘러보면서 또 괜스레 생각들이 많아집니다.
 

향교는 특별한 행사가 있는 경우가 아니면 관리 차원에서 그렇겠지만 문을 개방하지 않으니 늘 아쉬움이 남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 면천향교는 면천골정쉼터가 함께 있으니, 꼭 한번 찾아보시길 강추!
향교를 둘러보고 골정쉼터 정자에서 잠시 머물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위로를 받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면천향교 주변 풍경 어떠세요?
저는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참 좋았답니다.

 

5월 햇살 고운 날,
당진 면천향교와 면천골정쉼터를 걸어보는 건 어떠실까요?

♦ 면천향교
충청남도 당진시 면천면 성하리 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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