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천향교와 골정지의 깊은 가을
  • 8.jpg
  • 등록일 : 2019-11-13 조회 : 277

"늦은 가을에 향교에서 나오다가 이곳에서 쉬면서 연암 박지원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온 세상이 가을색을 입고 있습니다. 초록빛 세상이 자연의 법칙에 따라서 단풍이 들고 천천히 낙엽이 되어 떨어지면서 땅 위를 뒹굴고 있지요. 새삼 계절이 깊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늦가을에 찾은 면천향교의 주변은 추수를 마친 모습이었고 전형적인 농촌의 한가로운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향교마당에 들어서면 먼저 홍살문을 볼 수 있습니다. 홍살문은 신라시대에 처음 만들어졌고 유교국가인 조선시대에 많이 만들어진 나무 건축물로 출입문의 역할을 했지만 상징성이 더 중요시되었던 문(門)입니다. 홍살문은 서원이나 향교에 설치하였고 능과 묘에도 설치했으며 충신, 열녀, 효자 등을 배출한 집안이나 마을에도 홍살문을 설치하도록 했다.

홍살문 바로 옆에 하마비(下馬碑)가 있습니다. 누구든지 이곳 향교에 온 사람들 중 말을 타고 이곳을 지나는 사람은 말에서 내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당 한쪽에는 관리사가 있고 그 뒤에는 화장실이 있습니다.

충청남도 기념물 제141호로 지정된 면천향교는 건립 시기가 정확하지 않으나 조선시대 태조 1년인 1392년에 지방민의 교육과 교화를 위하여 창건되었습니다. 1716년(숙종 42)에 대성전 서쪽 벽 등을 수리한 기록이 있지요. 1983년 대성전을 보수했고 1985년에는 명륜당을 보수했습니다. 그리고 1986년 동재와 서재의 보수가 이루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현존하는 건물로는 외삼문, 내삼문, 대성전, 동재, 서재, 명륜당 등이 있습니다. 명륜당과 내삼문 그리고 대성전이 일직선으로 배치되어 있어 앞쪽에 배움터가 있고 뒤쪽에 사당이 있는 형태입니다. 정문 격인 외삼문은 솟을대문 형식입니다. 외삼문에서 시작된 담이 향교 전체를 둘러싸고 있어 전형적인 한국의 담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유생들이 배우는 공간인 명륜당은 팔작지붕에 정면 3칸이고 측면 2칸의 홑처마를 한 도리식 건물이다. 다른 향교처럼 양옆에 유생들의 기숙사인 동재와 서재가 있습니다. 면천향교에 있는 나무들도 가을을 입어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제사를 지내는 공간인 대성전은 정면이 3칸이고 측면이 2칸이다. 대성전 안에는 중앙에 공자, 맹자, 증자, 자사, 안자(안영) 등 중국 5성(聖)의 위패를 모셔져있고 그 양쪽에 송나라의 22 현(賢)과 우리나라 18현의 위패를 모셨습니다. 해마다 음력 2월과 8월에 각각 석전(釋奠) 제향을 올립니다.

조선시대에는 국가로부터 토지와 전적·노비 등을 지급받아 교관이 교생을 가르쳤다. 갑오개혁 이후 신학제 실시에 따라 교육적 기능은 없어지고, 봄과 가을에 석전(釋奠)을 봉행하며 초하루와 보름에 분향을 하고 있습니다.  

면천향교에서 나오다 보면 연못을 만날 수 있는데 이곳이 바로 골정지입니다. 골정지 안에는 정자가 있다. 연암 박지원이 면천군수로 있을 때 세워졌다는 정자이다. 일제강점기에 없어졌으나 2006년 당진시에서 복원하였다.

연못에 예전처럼 인공섬을 만들고 그 위에 약 33m² 크기의 초정(草亭)을 지은 후 돌다리를 놓았다. ‘건곤일초정(乾坤一草亭)’이란 ‘하늘과 땅 사이의 한 초정’이라는 의미인데 두보의 시구절에서 차용한 이름입니다.

여름에는 연꽃이 피어나 아름다움을 더해주는데 연꽃이 연못 가득 피어나 연꽃을 바라보면서 휴식을 취하면 참 좋습니다. 늦은 가을에 향교에서 나오다가 이곳에서 쉬면서 연암 박지원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면천향교

주소 : 충남 당진시 면천면 동문 2길 36-7

지번 : 충남 당진시 면천면 성하리 513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