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덕혜옹주 같은 슬픈 운명이 또 있을까.
덕혜옹주의 삶은 대한민국의 마지막 왕 고종황제의 딸로서 행복하게 자라다가 일본에 강점당한 조선의 불운한 운명처럼 비극적인 삶으로 종말을 맞이했다.
덕혜옹주는 온갖 박해와 비웃음속에서도 죽는 마지막 날까지 한시도 황녀로서의 자존감을 내려놓지 않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온전한 조선의 마지막 황녀였다.
고종황제는 뒤늦게 낳은 막내딸 덕혜옹주의 슬기로운 성장을 보면서 기울어진 나라의 회복을 기원했다. 하지만 일본은 고종의 기를 꺾기 위해 그의 오빠들처럼 어린 덕혜옹주도 일본으로 데려 갔다.
그 곳에서 덕혜옹주는 황실가문이라는 허울아래 온갖 규제에 시달려야 했고 또 학교에서는 조센징이라 놀리는 이들에게 온갖 수취와 폭력을 당했다. 더욱이 조선의 황녀로서 자기 자신을 고집했기 때문에 더욱더 심한 야유를 받아야 했다. 일본 황실 규정에 따라 일본인과 강제 결혼을 해야 했으며 딸을 한국인 공주답게 키우다가 그 딸은 일본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자살하고 만다. 형식적인 부부관계인 남편과도 이혼을 당하는 과정에서 강제로 정신병원에서 생활하게 된다.
일본이 패망하여 구국청년들의 구출작전으로 덕혜옹주는 노년이 되어서야 꿈에도 그리던 고국인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 책을 읽게 되면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된다.
온갖 박해와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덕혜옹주가 보여준 황녀로서의 품위는 사람이 동물과 무엇이 다른가를 생각하게 된다.

<행복한 책읽기 독서회 천병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