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사찰 기행 당진의 옛 지형을 추억하는 보덕포 보덕사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찰
그중 가장 특별한 이야기를 간직한 보덕사


서해 갯벌에서 갯골로 이어졌던 뱃길의 안녕을 기원했던 보덕포 보덕사

당진에는 옛사람들이 살았던 삶의 역사를 들려주는 사찰이 여럿 있습니다. 면천면 상왕산의 영탑사, 백제 의자왕 시기에 창건된 고대면 영파산의 영랑사, 능성 구씨 가문의 원찰인 송악읍의 신암사가 대표적으로 많은 유물을 통해 옛사람들의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거기에 더해 조금 더 특별한 이야기를 간직한 사찰이 있으니 석문면의 보덕사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25년 전 석문방조제가 생기기 전 바다에 기대어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게 됩니다. 또한 90도 직각 형태의 산기슭의 수직 형태의 사찰로 특별한 경관까지 즐기게 됩니다.

 
 

당진시 석문면 보덕포가 흐르는 절산 기슭에 자리한 보덕사입니다. 언제 누가 창건하였는지는 알 수가 없으며 1676년 암벽 위에 있던 작은 사찰이 붕괴되려 하여 혜행이 지금의 위치로 옮기고 중창하였다는 보덕사중수비만이 전해지네요. 그 이후 점차 퇴락하였던 사찰은 1980년 현 주지인 정안 스님이 점차 회복하며 지금에 이르고 있었습니다. 약 340년 작은 암자가 퇴락과 중건을 반복하며 큰 변화를 겪은 데는 주변의 변화가 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바로 보덕사 앞으로 흐르는 보덕포 이야기입니다. 사찰 앞마당으로 근래에 조성되었을 것으로 생각되는 5층 석탑과 넉넉한 웃음을 보여주는 달마대사 뒤편으로 쾌 넓은 물길이 이어집니다. 현재는 넓은 농경지에 둘러싸인 내륙 하천의 모습이지만 1970년까지만 해도 서해바다와 이어지는 큰 갯골의 수로가 형성되었던 곳입니다.
 
 

1960 ~ 1980년까지 우리나라는 경제개발계획의 일환으로 대규모 간척 사업이 진행되었었습니다. 삽교호와 아산만을 끼고 있는 당진도 예외는 아니어서 1984년과 1995년에 농지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석문방조제와 대호방조제가 축조되었습니다. 그 결과 복잡한 리아스식 해안은 정리되었고 거대한 담수호와 함께 대단위 간척지가 개발되었습니다. 당진시 송산면 가곡리에서 석문면 장고항리의 바닷길을 연결한 석문방조제의 완공은 서해 갯벌과 길게 이어졌던 갯골을 농경지와 국가공단 부지와 담수호로 바꾸어버렸습니다
 

(네이버 지도)
 

수직 형태로 조성된 사찰 전각을 오를수록 더 넓고 멀게 시야 사이로 들어오는 석문방조제로 인해 바뀌어버린 보덕포의 모습입니다.
서해 바다에서 안쪽으로 길게 이어졌던 갯골이 길고 넓어서는 수로가 형성되었던 곳에는 보덕이 나루라 불리는 나루터가 있어 1970년대까지 인천으로 오갔던 여객선이 운항되었고 그 주변으로는 염전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번성했던 나루터를 오고 가는 배의 평안함을 기원했던 곳이 보덕사였습니다.

 
 
 

사찰 앞마당에서 볼 때만 해도 건너편의 농경지가 간신이 보였던 보덕포는 사찰 전각 3층 대웅전에서는 S자로 굽어지는 물길의 모습이 더욱 선명해집니다. 그 주변으로는 대단위 농경지와 함께 푸르른 갈대가 우거진 신록 가득한 초여름 풍경이 아름답게 이어집니다.
 
 

사찰은 서호산 보덕사라는 현판의 일주문과 3층 건물 초입의 가파른 계단 두 길로 이어집니다. 제방이 축조되기 전 기암절벽 위에 위태롭게 자리 잡은 모습이 절경이었다 전해지는 사찰은 현재도 직각 형태의 산기슭에 자리하여서는 무척이나 인상적입 모습이네요. 대웅전과 범종각 등 각각의 전각들이 평지에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 보통의 사찰과 달리 요사채와 대웅전이 3층의 건물에 수직 형태로 자리 잡았고 그 옆으로 범종각이 있습니다.
 
 

계단을 통해 오르는 길에는 각각의 전각들이 층별로 이어집니다. 사찰의 살림을 맡아하는 종무소와 그 왼쪽으로 범종각이 있으며 3층 길 끝에 주불전이 대웅전이 자리하였습니다. 한층 한층 오를수록 각 건물의 기능을 살피는 동시에 점점 바뀌어가는 보덕포 풍경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조용한 산사의 분위기 속에서 옛 시간들이 저절로 스쳐가네요
 
 

또한 자연지형을 최대한 활용하여 바위지대에 조성된 사찰은 그 자체로 볼거리가 많았습니다. 암반 지대를 지탱해 주는 나무와 바위 사이로 넝쿨식물들,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는 야생화들로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자연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과도 많이 닮았습니다
 
 
 

그러한 계단 끝 가장 위쪽에 뱃사람의 안녕을 기원했던 대웅전이 있습니다. 투명한 유리로 꾸며진 전각안에서는 보덕포가 손에 잡힐 듯 가까워지네요. 1982년 정안 스님은 이곳에 정착하여 1986년 대웅전을 중창하였고 1988년 종각 완성 1992년 일주문을 건립하였으며 2003년 향적당, 심검당, 무위당을 준공하여 지금의 모습을 완성하였다고 합니다. 옛 영광을 뒤로한 채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사찰은 약 40여 년의 노력으로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찰로 거듭난 모습입니다
 
 
 

보덕사에서는 간척 사업으로 삶이 바뀌어버린 지난 시절을 회상하게 됩니다. 소박함과 화려함의 조화 속에서 오랜 이야기를 품고 있는 보덕사를 시작으로 구불구불 길게 이어지는 보덕포 물길 따라 초여름의 풍경과 더불어 특별한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보덕사 : 충남 당진시 석문면 보덕포로 582-65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