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 100주년, 詩로 말하다
  • 1.jpg
  • 등록일 : 2019-11-26 조회 : 343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노래한 독립시인들의 뜻을 기억하는 뜻깊은 시간"

 

겨울로 가는 길목에 찬비가 내리니 마음 한편이 허전하니 시나브로 센티멘털해집니다. 마침 당진 문예의 전당 소 공연장에서 한국시낭송가협회 당진지회에서 주최하는 제10회 시낭송의 밤이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독립운동 100주년, 時로 말하다'라는 모티브로 일제강점기 얼어붙은 들에서 온몸으로 봄을 기다리는 것처럼, 혹독한 세월을 시로 노래한 독립 시인의 6인의 시를 낭송한다고 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이종혁, 임정숙님의 사회로 독립운동가 6인의 민족시와 저항시를 엿보는 무대가 펼쳐집니다.

김다은 바이올리니스트의 '사랑으로', 타이타닉 주제곡 'my heart will go on' 감미로운 연주를 들으며 시낭송에 밤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심훈선생은 당진을 대표하는 독립시인입니다. '그날이 오면'이라는 저항시로 널리 알려진 독립시인이자 소설가, 영화인으로 리얼리즘에 입각한 농민문학의 장을 여는데 크게 공헌하셨습니다. 대표작으로 '상록수', '영원의 미소'등 많은 소설이 있고, 우리나라 최초의 영화소설 '탈춤이 있습니다.

심훈의 '그날이 오면', '어머님께 드리는 편지'를 김명회, 이은창회원이 낭송하며 김용남, 홍락표 서예가의 서예 퍼포먼스가 이어집니다.

완성된 서예 퍼포먼스 작품을 무대 벽면 중앙에 세워 놓았습니다. 태극 문양과 '그날이 오면' 싯구가 가슴 깊이 파고들며 진한 감동을 줍니다.

이상화 시인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라는 저항과 민족시로 널리 알려진 독립시인입니다. 이상화 시인은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동맹(KAPF)의 창립회원으로 참여하였고, 기관지 「문예운동」을 주관하기도 했습니다. 식민치하 민족의 비애와 일제에 항거하는 저항 의식을 기조로 시를 쓰셨습니다.

시낭송회원들이 시극으로 각색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열연하며 무대를 후끈하게 달구며 시낭송의 밤이 깊어갑니다.

불교를 대표하는 한용운 시인은 3.1 독립운동의 주역이자 독립시인입니다. 일제 강점기에 '님의 침묵'을 출판하여 저항문학에 앞장서 불교를 통한청년운동을 강화하였습니다. 당시 무능한 불교를 개혁하려고 노력하며 불교의 현실참여를 주장하셨습니다.

양손에 태극기를 들고 님의 침묵을 노래하는 시낭송가 회원들의 모습이 마치 무명저고리를 입고 삶의 현장에서 거리로 뛰쳐나와 3.1 운동에 앞장섰던 우리 조상들의 모습처럼 작지만 강한 여운으로 메아리칩니다.

김기재 시의회 의장이 윤동주의 '서시'를 낭송하며 독립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며 이렇게 뜻깊은 자리를 함께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주신 한국시낭송가협회 당진지회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시는 독자가 있어 읽어주어야 시로서의 생명을 유지합니다. 그런 의미로 시에 생명을 불어 넣는 작업이 중요함을 깨닫고 있습니다. 이러한 중요성을 인식하여 시낭송 전문가로 활동하며 저변 확대에 힘쓰는 시낭송가협회에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당진시 문화재단 김규환 이사장의 축사와 함께 자작시 '오늘'을 낭송해 주셨습니다.

시낭송가협회를 후원하고 있는 당진서부 새마을 금고 전경환 이사장은 도종환의 '담쟁이'를 낭송하며 자리를 빛내 주셨습니다.

이육사 시인은 '광야'라는 저항시로 널리 알려진 독립시인인데요. '광야와 절정에서 노래했듯이 식민치하의 민족적 비운을 소재로 강렬한 저항의지를 나타내고, 꺼지지 않는 민족정신을 장엄하게 노래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끝까지 죽음으로써 일제에 항거한 시인입니다.

김영랑은 '모란이 피기까지는'이라는 시로 널리 알려진 독립시인인데요. 잘 다듬어진 언어로 섬세하고 영롱한 순수서정시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1935년에 「영랑시집」을 발표합니다.

원당중 황현서 학생의 발레와 함께 시낭송가 회원들이 이육사 •김영랑 시인의 시를 낭송하며 독립을 염원하던 선열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 탐스러운 모란꽃을 화병에 꽂으며 무대를 가득 채웁니다.

윤동주는 '서시', '별 헤는 밤'으로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영원한 청년시인이며 독립시인입니다.

엄혹한 시대를 짧게 살다간 시인은 인간의 삶과 고뇌를 사색하고 일제의 강압에 고통받는 조국의 현실을 가슴 아파하며 시로 승화시킵니다.

피카춥스 통기타 클럽과 시낭송가들의 앙상블로 시노래와 함께하는 별헤는 밤의 무대도 막바지로 치닫고 있습니다.

한국시낭송가협회 당진지회 차현미회장의 인사말이 이어졌습니다.

"시낭송은 흩어졌던 서로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주며 각박한 삶에 정서의 울림을 줍니다. 시에는 실타래처럼 얽힌 감정을 순화시켜 주는 위대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독립운동 100주년, 時로 말하다.' 라는 시낭송의 밤 공연을 통해 100년 전 우리 민족의 어둡고 힘들었던 삶을 기억하고 반추해 보면서, 독립운동 100년이 지난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와 미래에 대한 통찰과 함께 도약의 계기를 다지는 시간이 되었길 바랍니다."

시낭송가 회원들 모두 양손에 태극기를 흔들며, 관람객들과 함께 조선의 민중들이 사랑한 올드 랭 사인의 선율에 맞춘 애국가를 불렀습니다. 3.1 운동 때 우리 민중은 올드 랭 사인의 선율이 흘러나오는 라디오를 들으며 애국가를 불렀다고 하니 마음 깊은 곳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옵니다.

함께 단체사진을 찍으며 100년 전 일제에 저항해 시를 노래한 독립 시인들을 떠 올려봅니다. 암울한 현실 속에도 저항의식을 담은 시를 창작한 독립 시인들이 있었기에 우리 선조들이 민족의식을 고취하며 저항의 함성이 불타올라 빼앗긴 이 땅에 독립이 이뤄졌겠지요?

독립운동 100주년을 맞아 다시금 독립의 의미를 되새기며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노래한 독립 시인들의 뜻을 기억하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위로